안녕하세요 다이버! 에디터 벌꿀 오소리🍯입니다.  

다이버들의 가슴에 새겨진 영화 속 한 구절은 어떤 것인가요? 저는 <설국열차>의 대사 ‘너무 오랫동안 닫혀 있어서 벽인 줄 알았지만, 사실은 문🚪이다’ 를 가장 좋아합니다. 우리가 그동안 본 적이 없어서, ‘불가능’한 줄 알았던 많은 것들이. 사실은 가능과 닿아있음을 말하는 한 마디💬입니다.  

지난 10일, 소설가 한강이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스웨덴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하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선정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는데요.

이번 수상🎖️이 특히 기분 좋은 이유는, 그의 수상이 ‘불가능은 의견일 뿐이다’는 명제를 입증했기 때문이예요. 지난 십 수년간, 한국에서 노벨 문학상은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치부되어 왔었습니다. 이번에도 한강의 수상을 기대한 사람은 많지 않았죠.  

다이버 여러분들도 벽인 줄 알고 지내셨던 문들을, 차곡차곡🦾 열어 젖히는 10월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대한민국의 소설가다. 1970년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난 한강은 '불의 딸' 등을 집필한 소설가 한승원의 딸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2016년 소설 '채식주의자'로 부커상 국제 부문에서 수상한 바 있다. 이 밖에도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소년이 온다',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를 썼다.

오늘 소개할 책은 『소년이 온다』 (한강, 2014) 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고(故) 문재학 열사를 모델로 한 15세 소년 ‘동호’입니다. 동호는 시체 안치소와 도청 앞 도로를, 또 계엄군의 총성과 시민들의 비명 사이를 육박합니다. 동호의 시선을 따라가며 독자는 별수 없이 1980년 봄의 광주 위에 서게 됩니다.  

이뿐만 아니라 유령, 생존자, 유가족 등의 목소리를 빌리기도 합니다. 고통의 지속입니다. 살아남았다는 고통이, 그럼에도 충분히 애도하지 못했다는 고통이 산 사람의 삶을 장례식으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소설을 읽으며 1980년의 고통이 30년이 지난 2014년까지도 지속되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누군가는 여전히 1980년을 거듭 살고 있는 겁니다.  

한국 사회라는 공동체의 정체성은 무엇일까요.  

압축 성장 신화를 써내려간 사회? 물론 맞습니다. 그러면 1947년의 제주, 1980년의 광주, 2003년의 대구, 2014년의 진도, 2022년의 이태원 앞에서는 어떤 사회였을까요. ‘공동체의 비극’ 앞에서 ‘나는 아니라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는 사회는 아니었을까요.

한강은 묻고 있습니다. 피곤하다는 이유로 피하지는 않았는지,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말로 살아남은 사람의 입을 틀어막지는 않았는지 말입니다.  

한강은 출간 후 인터뷰에서 “집필하는 동안 매일 울면서 썼다”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한강을 축하하는 방식은 단순히 책을 사는 것이 아닐 겁니다. 한강이 노벨문학상 수상 축하연을 거부한 이유는 아마도 이것이 기나긴 장례의 시작이기 때문일 겁니다.  

여전히 비극은 현재진행형입니다. 그러니 더 이상 비겁하게 고개 돌리지 말고, 그건 ‘사고’에 불과했다고 변명하지 말고, 애도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그러니 지금부터 똑바로 보겠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말하는 목소리가 겹칠 때 ‘소년의 늦은 장례’는 시작될 겁니다.  

『소년이 온다』 (한강, 2014)  

📖 무명천을 걷기 전에 너는 눈을 감지 않는다. 피가 비칠 때까지 입술 안쪽을 악물며 천을 걷는다. 걷은 다음에도, 천천히 다시 덮으면서도 눈을 감지 않는다.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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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동안 문을 닫은 전국의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약 30%에 이릅니다. 그런데 충북 제천시 고암동에 자리한 제천유치원이 개원 100주년을 맞았다고 합니다.🎉 인구 감소로 인해 지역 소멸까지 거론되는 상황에 정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링크를 눌러 감격의 현장으로 함께 가보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