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조합장 부인이 이미진 씨와 이은지 씨를 향해 쪽파와 두루마리 휴지를 던지고 있다.

당시 이미진 씨는 도마 위에서 고기를 손질하고 있었다. 봉양농협 노조 제공

■ 지역농협의 성폭력

홍 조합장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에요. 😤 지난 2019년 ‘제1회 봉양박달콩축제’에서 성추행을 한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 있죠. 홍 조합장은 축제에 참가한 여성의 가슴골과 엉덩이에 카드를 긁는 행위를 했어요. 지역농협에서의 성 관련 문제는 최근에만 일어난 게 아니에요. 약 10년 전에도 있었죠. 2013년 11월, 경북 김천 직지농협에서 간부 직원이 부하 직원 A 씨에게 음란물을 보여주며 언어 성폭력을 벌여 고소를 당했어요. 전국농협노동조합 대경본부와 대구여성회는 “여성노동자 인권을 탄압하는 주범인 직지농협 조합장은 퇴진하라”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었죠.

■ 직장 내 괴롭힘이 앗아간 목숨

직지농협에는 직장 내 괴롭힘도 있었어요. 기자회견에서는 직지농협 조합장이 2010년 조합장 선거에서 재선된 이후 A 씨를 집요하게 괴롭혔다고 주장했죠. 과장 직급인데 창구안내나 공동선별장 청소, 마트계산원 등으로 인사발령을 했어요. 상여금도 삭감하고 강제로 연차휴가를 보내면서 다른 직원의 횡령을 누명 씌워 해고까지 했다는 거예요. 😫

최근 전북 장수농협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목숨을 끊기도 했어요. 4명의 상급자가 한 직원을 괴롭혔고, 장수농협은 이에 대한 신고를 은폐하고 조작했죠. 괴롭힘은 조직적이었다고 해요. 주말근무 대체를 요청하면 여러 상급자들은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 가 사비로 킹크랩을 사오라"고 강요했고, 직원은 전북 장수군에서 서울까지 이동해 27만5,000원 상당의 킹크랩을 구매해야 했어요. 이를 신고했더니 가해자와 친분이 있는 공인노무사와 장수농협은 오히려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조사 결과를 확인한 피해자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죠.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제천시장 후보로 출마한 홍성주 봉양농협 조합장. MBC충북 자료화면

조합장의 임기가 4년이니까, 홍 조합장은 10번이나 당선에 성공한 거예요. 홍 조합장보다 오래 집권한 사람은 11선의 박준식 서울 관악농협 조합장이 유일해요.

홍 조합장은 어떻게 10선이나 할 수 있었을까요? ‘비상임 조합장’이라는 자리를 이용한 거예요. 여기서 잠깐 비상임 조합장이 뭔지 알아볼까요? 비상임 조합장은 규모가 큰 지역농협에서 조합장 한 사람이 권한을 독점할 수 없도록 도입된 제도예요. 비상임 조합장은 전문경영인인 상임이사와 실무 권한을 나눠 가져요. 중요한 건, 비상임 조합장은 상임 조합장과 달리 연임 제한이 없다는 사실! 😦

자산총액이 2500억 원이 넘는 큰 규모의 지역농협은 조합장의 지위를 비상임으로 바꾸는 게 의무예요. 그런데 작은 지역농협 중에서도 정관을 개정해서 비상임 조합장 체제로 전환한 곳들이 있어요. 의무 사항이 아닌데도 그렇게 한 이유는 연임 제한이 없기 때문이겠죠?

그래도 비상임이니까 상임과는 다르지 않을까요?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해요. 비상임의 권한은 상임일 때와 큰 차이가 없대요. 비상임이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상임은 결재서류에 서명만 하는 경우가 많은 거죠. 비상임의 급여도 상임일 때와 비슷한데요. 조합장 급여는 지역농협마다 자체적으로 정하는데, 상임인지 비상임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해요.

지난해 10월 윤재갑 의원이 대표발의한 농협법 개정안. 윤재갑의원 대표발의안 갈무리

비상임 연임을 제한하는 법안📁은 이미 국회에 여럿 제출돼 있어요. 21대 국회에서만 4건이 계류 중이에요. 지난해 10월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로 발의한 개정안을 볼까요? "비상임이 상임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이 때문에 친인척 채용 비리나 일감 몰아주기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법안 제안이유를 설명했어요.

이동기 농림축산부 농업금융정책과 사무관은 지난 20대 국회에서부터 비슷한 법안이 많이 제출됐다고 말했어요. 정부도 비상임 연임 제한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해요. 앞으로 국회의 입법 움직임을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

지역농협의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해결하려면 근로감독🕵️을 좀 더 강화해야 해요. 소규모 인원으로 이뤄진 지역농협은 부당한 문제가 생겨도 쉬쉬하며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죠. 고용노동부는 최근 군산농협에 대한 근로감독을 시작했어요. 그리고 올해 안에 전북과 전남도에 있는 농협 20여 곳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해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역농협에서도 법을 준수하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