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다이버, 에디터 엘리엇🔥입니다. 새해가 찾아왔지만, 마음이 무겁네요. 새로운 마음으로 2025년을 맞이하자는 인사를 건네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라고 믿습니다. 마음을 새롭게 먹어야 할 때가 아니라고요. 며칠 전 발생한 참사를 아직은 잊지 말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평범한 하루를 살아가겠지만, 적어도 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여느 때와 같이 다른 사람과 연락하고 밥을 먹고 책을 읽지만, 마음은 심란합니다. 심란해서 아무 일도 못 할 지경은 아니지만 불안한 듯합니다. 

시곗바늘이 거꾸로 갑니다. 비행기가 무안의 활주로에서 미끄러질 때, 허공을 맴돌 때, 대양 한가운데를 가로지를 때, 그리고 방콕의 활주로에서 날아오를 때. 탑승객들의 마음과 표정이 떠오릅니다. 시간이 다시 흘러가고 어느 순간에 도달합니다. 그 순간 잠에서 깨어납니다. 아득한 아침은 날마다 반복됩니다.

전남 영광군 염산면 월평마을은 주민 50여 명이 사는 작은 마을이에요. 벼 🍚 를 재배하는 드넓은 논과 대파밭을 자랑하는 월평마을에 사는 주민들은 대부분 벼농사 👨‍🌾 를 짓고 있어요. 주민 가운데 가장 젊은 농부도 50대. 그 수도 3명에 불과해요.

이 작은 마을에서 새로운 실험을 시작한다고 해요.   

그 실험은 바로 '영농형 태양광'으로 얻은 수익을 주민들에게 '햇빛연금'이라는 이름으로 나누어주는 것인데요, 월평마을에서는 2044년까지 추진하는 영농형 태양광 사업을 통해서 전기와 쌀을 함께 생산할 거라고 해요. 여기서 잠깐. 영농형 태양광이란 뭘까요? 영농형 태양광은 3~4m 높이의 구조물 위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방식이라고 해요. 전기도 만들고, 쌀도 생산할 수 있죠. 벼농사를 짓던 월평마을 사람들이 왜 영농형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게 되었을까요? 🤓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염해 농지의 한계와 인구 유출! 월평마을은 간척지이기 때문에 농사가 안된다고 해요. 세대 수도 예전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죠.   

영농형 태양광으로 월평마을이 얻을 수익은 전력도매가격만으로도 연 7억여 원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해요. 은행에서 대출한 원금 55억 원 상환과 이자, 민간 업체에 맡기는 관리비 등을 빼면, 월 순수익은 1000만 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어요. 27가구가 월 최대 20만 원을 벌 수 있는 돈이죠. 

그런데, 돈을 둘러싸고 주민들의 갈등은 없을까요?

그래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국형 재생에너지 갈등 예방 메커니즘(K-ESTEEM)'이라는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어요. 

이렇듯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월평마을👪의 사업이 순행하는 듯했는데 사업 지연이 결정됐어요. 2031년 12월까지 호남 지역의 발전 허가가 중단🙅🏻됐기 때문이에요.

한국전력이 지난 9월부터 전력계통⚡ 접속을 제한🙅🏻한다고 발표한 거예요. 다행히 월평마을은 제한 방침 이전에 사업 허가👌🏻를 받아서 사업을 진행할 수는 있지만, 계획했던 날짜보다 1년 5개월 늦게 사업을 시작해야 해요.

영농형 태양광☀️에 대한 우려💦도 남아있어요. 영농형 태양광 발전 시설🏢이 생기면 구조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농지가 줄고 또 임대료가 오를📈 거라는 걱정이에요.

또, 정작 전기는 수도권에서 많이 쓰는데 땅값이 싸고💸 인구👤가 적다는 이유로 농촌 지역에 자꾸만 전력 설비가 들어서서 수요 공급의 불일치 지적💬도 있어요.

과연 월평마을의 실험🔎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자세한 내용은 기사를 확인해 주세요!

지난해 11월 열린 2024 데이터저널리즘코리아 컨퍼런스에서 이은지 단비뉴스 기자가 기사를 마감하고 있다. ©최은주 기자

Q. 어떤 계기로 영농형 태양광을 취재하게 됐나요?

🍀은지 기자: 이 기사는 제가 다니고 있는 대학원인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농촌농업보도실습 수업의 일환으로 쓰게 됐어요. '박상욱의 기후 1.5' 기획 연재로 잘 알려진 박상욱 JTBC 기자님이 학교에서 강의를 하셨을 때, 영농형 태양광으로 재생에너지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고 말씀하신 게 기억에 남더라고요. 취재해 봐야겠다고 생각했고, 전국에서 처음으로 상용화 단지를 구축하는 전남 월평마을의 사례를 찾게 됐어요. 그런데 자세히 취재한 곳은 없더라고요. 직접 가서 얘기를 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죠.

Q. 월평마을의 사례가 다른 영농형 태양광 단지와 다른 점이 있다면요?

🍀은지 기자: 제가 이 기사를 쓰게 된 이유이기도 한데요, 마을의 주민 전 세대가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그 수익을 주민 전체가 나눠 가진다는 점이 특별해요. 한국에 처음 영농형 태양광 단지가 생긴 때가 2016년이거든요. 역사도 짧고 대부분 연구기관이나 기업이 연구 목적으로 지은 게 대부분이더라고요. 취재해 보니,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 모든 주민에게 수익을 배당한다고 하더라고요. 그 밑바탕에는 끈끈한 신뢰가 있었어요. 월평마을은 주민 절반 이상이 강씨 성을 가진 '씨족 마을'이거든요. 대부분 친척 같은 관계로 이어진 거죠. 

Q. 취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요?

🍀은지 기자: 물론 영농형 태양광을 구축해 탄소중립과 농업의 중요성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고루 챙겨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농민들의 반대도 있어요. 주민 모두가 혜택을 받고, 동의한 월평마을의 경우는 특수한 사례고요. 월평마을과 인접한 전남 영암군만 해도 4년째 반대 시위를 이어가고 있더라고요. 이분들을 취재하면서 기존 농촌형 태양광에 대한 불신이 아직 농촌에 뿌리 깊게 남아있다는 걸 느꼈어요. 농지가 훼손되고, 임대료가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아직 남아있어요. 서로 다른 의견을 하나의 기사에 담는 게 어려웠어요. 이들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제도적 노력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제주항공 참사 보도 문제없을까?

지난달 29일 오전, 제주항공 여객기가 비상착륙을 시도하다가 활주로 외벽에 충돌해 179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수많은 방송사에서 참사 현장을 취재하고 보도했는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살펴봤습니다.